알파벳과 애플, 美 법원 판결 이후 주가 급등의 비밀

1. 들어가는 말: 빅테크를 흔든 판결

2025년 9월 초, 미국 뉴욕 증시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간외 거래에서 무려 8% 가까이 급등했고, 덩달아 애플도 3% 이상 오르며 시장을 달궜다. 단순한 주가 변동을 넘어, 이 움직임에는 미국 법원의 중요한 판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구글이 오랫동안 직면해 온 반독점 재판에서, 법원이 ‘크롬 브라우저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은 알파벳의 미래와 글로벌 빅테크 생태계에 상당한 함의를 던졌다.

알파벳과 애플, 美 법원 판결 이후 주가 급등의 비밀

 

2. 판결의 핵심: 크롬은 지켜내되, 데이터는 나눠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를 강제로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구글에게 있어 엄청난 승리였다. 크롬은 단순한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이 아니라, 구글 검색·광고·유튜브·AI 생태계와 긴밀하게 연결된 핵심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결이 구글에게 100%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법원은 동시에 “온라인 검색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구글은 일정 부분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유해야 한다”고 조건을 붙였다. 즉, 브라우저 매각이라는 치명타는 피했지만, 독점적 데이터 독식 구조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애플과 삼성 등 파트너십 유지 허용

이번 판결에서 또 다른 핵심은 구글이 애플·삼성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맺어온 기본 검색 엔진 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매년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며 자사 검색 엔진을 아이폰과 갤럭시의 기본 검색으로 설정해 왔다. 이 계약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애플과 삼성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만약 법원이 이 계약을 중단하라고 판결했다면 애플의 서비스 수익 구조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계약 유지가 허용되면서 애플 역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되었고, 주가가 3% 이상 동반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4. 시장 반응: 알파벳 7% 이상, 애플 3% 상승

판결 직후, 알파벳 주가는 정규장에서 다소 하락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곧바로 반등하며 7~8% 폭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애플 또한 법원의 결정 덕분에 검색 계약 수익을 유지할 수 있게 되자, 곧바로 3%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빅테크 간 긴밀히 얽힌 생태계가 하나의 판결로 인해 어떻게 연쇄적으로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5. 왜 이 판결이 중요한가?

(1) 구글의 핵심 생태계 유지

구글은 검색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구조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다. 만약 강제 매각이 이뤄졌다면 구글의 광고 수익 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지만, 이번 판결로 핵심 자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2) 빅테크 파트너십 보존

구글이 애플·삼성 등 파트너사에 지급해 온 검색 계약 비용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투자였다. 법원이 이를 인정함으로써, 향후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검색의 우위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 데이터 공유 의무 부과

다만 경쟁 촉진을 위한 데이터 공유 의무는 구글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검색 데이터는 구글 AI 기술 발전의 원동력인데, 이를 일부 경쟁사와 공유해야 한다면 구글의 독점적 우위는 다소 약화될 수 있다.

 

6. 알파벳의 재무 현황과 주가 의미

2025년 9월 2일 기준 알파벳의 주가는 장중 206달러까지 밀렸다가, 판결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227달러를 기록하며 급반등했다. 시가총액은 약 2조 1,300억 달러로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P/E 비율은 약 18배 수준으로, 빅테크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구글이 여전히 성장성보다 안정성과 현금흐름에 기반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판결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7. 애플의 반사이익

애플은 하드웨어 판매 외에도 서비스 부문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구글이 아이폰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남기 위해 지급하는 연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은 핵심적인 수익원이다.

 

이번 판결로 이 계약이 유지될 수 있게 되면서, 애플 역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받게 되었다. 이는 곧 애플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8. 향후 전망

(1) 항소 가능성

이번 판결은 1심에 불과하다. 미국 정부는 항소할 수 있으며,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즉, 구글의 독점 지위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 AI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

구글은 AI 검색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이 데이터 공유 의무를 부과한 만큼, 오픈AI나 다른 검색 스타트업들이 데이터 접근성을 확보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여지가 생겼다.

(3) 빅테크 규제 흐름의 신호탄

이번 판결은 구글뿐 아니라 다른 빅테크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유사한 반독점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번 판결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9. 결론: 빅테크의 힘과 제도의 균형

이번 판결은 알파벳과 애플에 단기적으로는 ‘호재’였지만, 동시에 빅테크 독점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알파벳은 크롬과 기본 검색 계약을 지켜내며 핵심 생태계를 보호했지만, 데이터 공유라는 새로운 규제를 안게 되었다. 애플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며 동반 상승했으나, 장기적으로는 검색 시장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은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떤 선에서 제동을 걸 것인가라는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급등이라는 성과를 안겼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규제와 경쟁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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