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은 줄이고, 자산은 안전하게 지키는 전략
요즘 50~60대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자녀에게 어떻게 자산을 물려줄 것인가”입니다.
특히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단순한 마음만으로는 증여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1️⃣ 한국의 상속·증여세 구조를 먼저 이해하자
현재 국내 상속·증여세율은 고액자산가에게 매우 높은 편입니다.
10억~30억 원 구간에서는 세율 40%, 공제금액 1억 6000만 원,
30억 원 초과분은 세율 50%에 공제금액 5억 6000만 원이 적용됩니다.
즉, 30억 원을 초과해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절반가량이 세금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단순히 “지금 주면 되지”라는 방식으로는 현명한 승계가 불가능합니다.
“언제,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나누어 증여하느냐가 핵심 전략이 됩니다.
2️⃣ 한 번에 주지 말고, 나눠서 증여하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전략은 “한꺼번에 주기보다 시간을 분산하라”입니다.
세법상 성인 자녀에게는 10년마다 5000만 원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자녀에게 5000만 원을 증여하고,
10년 뒤 다시 5000만 원을 증여하면 각각의 금액에 공제가 따로 적용됩니다.
이렇게 하면 단일 시점에 한 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즉,
- 2025년: 5000만 원 증여 (비과세)
- 2035년: 다시 5000만 원 증여 (다시 비과세)
이런 식으로 ‘10년 단위 나눔 전략’을 쓰면
10년마다 증여 공제가 새로 생기므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녀가 결혼하거나 출산한 경우에는 추가 공제 1억 원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자녀의 인생 이벤트(결혼, 출산 등)에 맞춰 증여 시점을 조정하는 것도
실제 세금 절감에 매우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3️⃣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운용’을 설계하라
증여는 단순히 돈을 옮기는 행위로 끝나지 않습니다.
증여 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실제 가치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자녀 명의로 받은 현금을 단순 예금으로 묶어두면
세후 수익이 낮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자산 가치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자녀에게 증여한 자금은
비과세 혹은 절세 효과가 있는 금융상품을 통해 장기 운용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4️⃣ 절세와 자산 성장을 동시에 –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계좌는 증여 이후 자녀의 장기 자산 운용에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ISA를 통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3년 이상 보유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일반형 ISA는
3년 이상 유지 시 수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 분리과세로 마무리
이 구조는 자녀가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리기에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증여한 5000만 원을 ISA에 입금하고
매월 일정 금액으로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나 채권형 펀드에 분산 투자하면,
5년 후 인출 시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습니다.
‘세후 수익을 높이는 자산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단순한 증여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집니다.
5️⃣ IRP와 연금저축으로 절세 + 노후 대비
부모 세대라면 증여와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의 노후 자금 설계입니다.
자녀에게 증여를 하더라도,
자신의 노후 생활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재정 불안이 찾아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절세형 노후 준비 방법은
연금저축(연간 납입 한도 600만 원)
IRP(개인형 퇴직연금, 최대 납입 한도 1800만 원)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IRP는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소득공제 + 과세이연 효과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즉, 지금 납입할 때는 세금을 줄이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는 낮은 세율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자산 승계는 단지 “물려주는 일”이 아니라,
“내 노후를 지키면서 물려주는 일”이어야 합니다.

6️⃣ 현명한 자산 승계 플랜의 3원칙
① 시기 분산 전략
한꺼번에 증여하면 세율 구간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따라서 자녀가 성년이 되는 시점, 결혼 시점, 출산 시점을 중심으로
10년 단위로 나누는 전략이 기본입니다.
② 자산 분류와 목적별 관리
자녀에게 증여할 자산은 현금, 주식, 부동산 등으로 나뉩니다.
현금은 비과세 범위 내에서 효율적이지만,
부동산은 취득세와 관리비용이 따르므로 실질 가치 대비 세금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여 목적(생활비, 결혼자금, 투자자금 등)에 맞게 형태를 구분해야 합니다.
③ 세후 수익 극대화 구조 설계
ISA, 채권, 펀드 등 절세형 상품을 활용하면
증여 이후 자산이 단순 이전이 아니라 성장형 자산으로 전환됩니다.
즉, “세금을 아끼는 증여”에서 “세금과 수익을 함께 설계하는 증여”로 발전하는 겁니다.
7️⃣ 자녀가 자산을 ‘받는 법’도 중요하다
많은 부모가 “주는 법”에만 집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자녀가 자산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입니다.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을 단순히 ‘부모가 준 돈’으로 여기면
금방 소비하거나 관리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투자와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면 자산 관리 습관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할 때는
단순히 통장에 넣어주는 것보다 금융 이해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돈은 단기 소비용이 아니라 장기 투자용이야.”
“ISA는 3년 이상 유지해야 세금이 줄어들어.”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불려보자.”
이런 대화 한마디가 실제 자녀의 자산 습관을 완전히 바꿉니다.
8️⃣ 증여, 상속, 노후는 연결된 설계다
증여는 단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인생 전반의 자산 흐름입니다.
현재의 증여는 미래의 상속과 직접 연결됩니다.
만약 10년 이내 부모가 사망하면,
그 기간 내에 증여된 재산은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증여는 상속 계획과 반드시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려면 자산 전체를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면 좋습니다.
① 생활자산 – 본인의 생활비와 비상자금
②승계자산 – 자녀에게 이전할 자금
③성장자산 – 투자, 펀드, 연금 등 미래 가치 자산
이렇게 나누면 자녀에게 주는 부분과 본인의 생활 안정이 충돌하지 않습니다.
9️⃣ 결론 – 증여는 ‘한 번’이 아니라 ‘계획의 흐름’이다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 일은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많이 주는 것보다, 시간을 나누고 구조를 만드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 10년 단위로 나누어 증여하기
- 자녀의 결혼·출산 시점 활용
- ISA, IRP 등 절세형 상품으로 운용
- 증여 후 자산 관리 교육 병행
- 부모의 노후 대비 플랜 병행
이 다섯 가지 원칙만 지켜도,
불필요한 세금을 피하면서도 자녀에게 ‘성장할 수 있는 자산’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결국 자산 승계의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을 나누는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