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가 현실이 된 순간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입니다. 바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입니다. 2026년 CES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올해 CES는 단순한 신제품 발표의 장을 넘어, 앞으로 기술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무대가 됐습니다.

CES 2026, 왜 이렇게 주목받을까?
CES는 1967년 처음 시작된 이후, 반세기 넘게 기술 산업의 흐름을 이끌어온 행사입니다. 가전 박람회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AI·로봇·모빌리티·헬스케어·반도체 등 거의 모든 첨단 산업이 집결하는 글로벌 기술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CES 2026에는 전 세계 160여 개국, 4,500여 개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유럽·아시아의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총출동하며 기술 경쟁의 열기를 보여줬죠. 특히 한국은 참가 기업 수 기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이 참여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습니다.
이번 CES의 핵심 키워드, ‘피지컬 AI’
CES 2026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화면 속에서 판단하고 추천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로봇·자동차·기계 같은 물리적인 존재에 탑재돼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AI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지컬 AI는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합니다.
엔비디아, AI의 ‘몸’을 만들다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는 이번 CES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은 매년 CES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데,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죠.
엔비디아가 공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파마요’**는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왜 그런 행동을 선택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추론 기반 AI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기술은 올해 1분기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루빈’**도 공개됐습니다. 이전 세대 대비 추론 성능은 대폭 높이고, 비용은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AI 상용화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에 ‘지능’을 더하다
한국 기업의 활약도 눈에 띄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개발형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사람처럼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 구조와 촉감 센서를 갖춘 이 로봇은,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으로 로봇이 들어오는 미래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대차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는 사실입니다. 로봇 하드웨어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결합되면서, 피지컬 AI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현대차를 비롯한 로봇 관련 부품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CES 혁신상, 한국 기업이 휩쓸다
CES 2026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성과는 혁신상 수상 결과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전체 혁신상 수상작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최고혁신상 역시 절반을 가져가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AI 분야 최고혁신상을 한국 기업이 모두 차지했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두산로보틱스, 딥퓨전AI, 씨티파이브 등은 글로벌 전문가들로부터 기술력과 상용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삼성·SK하이닉스, AI 시대의 기반을 다지다
삼성전자는 CES 2026을 통해 AI 대중화 전략을 명확히 했습니다. 올해 출시하는 4억 대 이상의 제품에 AI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스마트폰·TV·가전 전반에 AI를 기본 기능으로 탑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죠.
한편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16단 메모리를 공개하며 AI 반도체 경쟁에서의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AI 서버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HBM 기술에서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CES 2026이 던지는 메시지
CES 2026은 단순히 “신기한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AI는 이제 개념이 아니라 현실 산업을 움직이는 엔진이 되었고, 로봇과 자동차, 반도체를 통해 실체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은 향후 제조업·모빌리티·헬스케어·도시 인프라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번 CES에서 확인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 기업들이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