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탕에 부담금을 매기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비만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줄이기 위한 건강 정책이라는 주장과, 결국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이를 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은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식품에 부담금을 매겨 소비를 줄이고, 그 재원을 국민 건강을 위해 쓰자는 취지입니다.

설탕세란 무엇인가
설탕세는 설탕이나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료·가공식품에 세금 또는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16년 설탕 과다 섭취를 비만, 당뇨, 충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WHO가 제시한 권고 세율은 약 20% 수준으로, 실제로 적용될 경우 음료 가격이 체감할 만큼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방식은 설탕 자체가 아니라, 설탕이 과도하게 들어간 제품에 부담금을 매기는 구조입니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사에 부담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업이 설탕 함량을 낮추면 소비자 가격 인상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가 상승 우려는 여전히 크다
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설탕은 음료와 과자뿐 아니라 빵, 외식 메뉴, 김치 등 거의 모든 식품에 사용되는 원재료입니다. 부담금이 도입되면 결국 원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미 비용 부담이 커진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설탕세가 추가적인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담뱃세처럼 초기에는 소비 억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비가 다시 늘어나 실질적인 건강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해외 사례는 엇갈린 평가
설탕세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116개국 이상이 설탕세를 도입했습니다. 영국은 2018년부터 일정 기준 이상 당이 들어간 음료에 세금을 부과했고, 그 결과 과세 대상 음료의 평균 당 함량이 약 3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덴마크는 물가 상승과 국경을 넘는 원정 쇼핑 증가로 2014년 설탕 관련 세금을 폐지했습니다. 노르웨이 역시 높은 세율로 인한 소비 왜곡 문제로 세율을 다시 낮춘 사례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설탕세 이후 비만이나 당뇨 유병률이 뚜렷하게 감소했다는 명확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세금보다 인센티브가 낫다는 주장
식품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설탕세 대신 저당 식품 생산을 장려하는 인센티브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알룰로스, 스테비아 같은 대체당을 활용한 ‘제로’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알룰로스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설탕이 필수적인 제품에 부담금을 부과하기보다 저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연구개발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 산업과 소비자 모두에 부담이 적다는 의견입니다.
관련 산업과 증시 반응
설탕세 논의가 불거지면서 대체당 관련 기업들은 증시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설탕 대체재를 생산하거나 식품첨가물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정책 방향에 따라 관련 산업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정책의 균형
설탕세는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는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물가 안정, 산업 경쟁력이라는 복합적인 요소가 얽힌 정책입니다. 건강을 이유로 한 규제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설계가 중요합니다.
향후 정부가 설탕 부담금을 실제 제도로 추진할지, 아니면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으로 방향을 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설탕을 둘러싼 정책 논의가 앞으로 식품 산업과 소비 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