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성 치매의 원인과 예방법
현대 사회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혈관성 치매'는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뇌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활 습관과 질병 관리만 잘해도 예방이 가능한 치매 유형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혈관성 치매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혈관성 치매란 무엇인가?
혈관성 치매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고, 그 결과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입니다. 주로 뇌졸중(중풍)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체 치매 환자의 약 15~20%를 차지합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럽게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뇌졸중 이후 특정 뇌 부위가 손상되면 그에 따라 언어, 기억력, 판단력, 시공간 감각 등 다양한 인지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미세한 뇌경색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다발성 경색 치매(multi-infarct dementia)'도 혈관성 치매의 일종으로,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미세한 뇌손상은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누적되면 결국 인지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
혈관성 치매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원인 질환들입니다.
▶고혈압
고혈압은 뇌혈관을 약화시키고,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성 고혈압은 모세혈관을 파괴하며, 뇌 속의 미세한 혈관 손상이 누적되면 결국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혈압은 혈관성 치매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당뇨병은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겨 전신의 혈관에 손상을 줍니다. 특히 혈관 내벽이 손상되면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고혈당은 뇌신경세포에도 직접적인 독성을 주어 인지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혈관 벽에 플라크가 쌓이게 되고, 이는 혈관을 좁히거나 막아 뇌로 가는 혈류를 방해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손상이 생깁니다. 특히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대사증후군과 함께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됩니다.
▶심방세동(부정맥)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 뇌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뇌경색이 생기면 해당 부위의 뇌기능이 저하되어 인지 장애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은 고령층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혈전 형성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높입니다.
▶흡연 및 음주
흡연은 뇌혈관을 수축시키고 산소 공급을 방해하며, 혈액 내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혈관벽을 손상시킵니다. 과도한 음주 또한 뇌세포에 독성 작용을 하고, 혈압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뇌졸중과 치매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 혈관성 치매의 증상
혈관성 치매는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기억력 저하
√ 말이 어눌해지거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음
√ 판단력 저하, 계산 능력 저하
√ 감정 기복이 심해짐
√ 시공간 감각 저하
√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균형을 잃음
√ 의욕 저하 및 우울감 동반
특히 증상이 계단식으로 나타나는 것이 혈관성 치매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즉, 어느 날 갑자기 인지 기능이 뚝 떨어지고 나서 다시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또 한 번 급격히 떨어지는 식입니다.
◈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 유형에 비해 예방이 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뇌혈관 건강을 지키고,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수치를 체크하세요.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 복용과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합니다.
수치를 정확히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식습관 개선
염분 섭취 줄이기: 짠 음식은 혈압을 상승시켜 뇌혈관에 부담을 줍니다.
지방 섭취 줄이기: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섭취는 혈관 건강에 해롭습니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위주 식단을 유지하세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을 주 2회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견과류, 토마토, 올리브유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재료도 도움이 됩니다.
▶꾸준한 운동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주 3~5회, 30분 이상 실천하세요.
운동은 혈류를 개선하고, 뇌신경 재생을 돕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체중과 허리둘레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금연과 절주
흡연은 뇌혈관을 수축시키고, 산소 공급을 방해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음은 뇌세포를 손상시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루 한두 잔을 넘지 않는 음주량과 음주 빈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뇌 자극 활동
독서, 글쓰기, 퍼즐 맞추기, 악기 연주 등 인지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세요.
새로운 활동이나 기술을 배우는 것도 뇌에 자극을 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가족 간 대화나 사회적 관계 유지도 인지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
스트레스는 만성 염증과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뇌에 악영향을 줍니다.
하루 6~8시간 숙면을 유지해 뇌세포 회복과 노폐물 제거를 돕습니다.
명상, 요가, 심호흡 같은 이완 활동도 일상에 포함시켜 보세요.
※ 뇌혈관 건강을 위한 추가 팁
-낙상 예방: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낙상 사고를 줄이기 위해 실내 환경을 정돈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액순환 개선 식품: 마늘, 견과류, 블루베리, 녹차 등은 혈액순환을 돕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가족력 있는 경우 주의: 부모나 형제가 뇌졸중이나 치매 병력이 있다면 더 주의 깊게 건강을 관리해야 합니다.
-인지기능 테스트 주기적 실시: 간단한 기억력 테스트나 치매 조기검진 서비스를 활용해 변화를 체크해보세요.
혈관성 치매, 미리 대비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뇌혈관 건강의 누적된 손상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원인들이 대부분 조절 가능한 생활습관이나 질환 관리에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희망적입니다.
우리의 뇌는 하루하루 생활의 결과로 건강이 결정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식습관,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쓴다면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뇌 건강을 위해, 오늘부터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