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날씨
1. 끝 모를 폭염의 실체
7월 27일, 경기도 가평은 무려 39.1도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광진구도 39도에 육박했고, 강원 강릉 역시 38도 후반까지 치솟았습니다. 전국 183개 특보 구역 중 단 세 곳(강원 태백시, 제주 산간, 제주 추자도)을 제외하고는 모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상공을 보면 그 이유가 보입니다.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위에서 덮고, 아래에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밀어붙이며 마치 ‘이중 솜이불’을 뒤집어쓴 것처럼 더운 공기가 갇혀 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남동풍이 소백산맥을 넘으며 더 달궈진 뜨거운 공기까지 서쪽으로 퍼지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찜통더위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2. 밤에도 식지 않는 이유, 열대야
낮뿐 아니라 밤도 고통스럽습니다. 밤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라 부릅니다.
서울의 27일 최저기온은 28.3도, 인천 28도, 강릉은 무려 29.8도를 기록했지요. 이런 기온에서는 잠을 자도 땀이 흐르고, 체력 회복이 어려워집니다. 올해는 이미 7월 한 달 만에 평년 연간 열대야 일수를 거의 채워버린 상황입니다.
3. 유일하게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곳, 태백
그런데 전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동안에도 시원함을 유지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 태백시. 해발 약 900m의 고지대에 자리해 여름에도 바람이 선선하고, 27일의 일 최고 체감온도는 32.7도로 폭염주의보 기준에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태백은 매년 ‘무폭염’ 지역으로 손꼽히죠.
4. 한반도 날씨, 앞으로의 전망
이 무더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해지면 북쪽 찬 공기와 남쪽 수증기가 만나 비를 뿌리며 더위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지만, 고기압이 계속 강하게 버티면 지금의 폭염과 열대야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기상청 역시 “기압계 변동성이 커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열대야 기준
1. 열대야란 무엇일까?
여름 한밤중, 창문을 열어 놓아도 시원한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고, 밤새 이마에 땀이 맺힌 경험이 있나요?
이런 밤을 기상학에서는 ‘열대야’라고 부릅니다. 열대야는 주로 여름철에 나타나는 기상 현상으로, 밤사이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사람의 신체가 열을 식히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원래는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밤에도 열대 지방처럼 더운 밤이라는 뜻에서 붙여졌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 열대야의 기준
대한민국 기상청은 열대야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의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경우”
이 조건이 충족되면 해당 지역은 ‘열대야를 겪었다’고 기록합니다.
즉, 낮에는 아무리 더워도, 밤사이에 기온이 25℃ 아래로 내려가면 열대야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로 낮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더라도 밤새 기온이 25℃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열대야에 해당합니다.
3. 열대야가 나타나는 이유
열대야는 단순히 낮이 더워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도시화와 대기 상태, 지리적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단기예보 - 예보 - 날씨 - 기상청 날씨누리
2025년 07월 27일 (일)요일 17:00 발표 (총괄예보관: 박지훈) □ (종합) 당분간 무더위와 열대야 주의, 전남해안과 경남남해안, 제주도해안 너울 유의○ (오늘, 27일) 전국 대체로 맑겠으나, 경남권 가
www.weather.go.kr
도시 열섬 효과
도시의 빽빽한 건물, 아스팔트, 콘크리트는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도 계속 방출합니다. 이로 인해 도시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높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시골보다 도시에 열대야가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고기압의 장기 정체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오래 덮고 있으면 대기가 안정되어 공기가 식지 않습니다. 밤에도 찬 바람이 불어오지 않고, 더운 공기가 머물러 열대야가 이어집니다.
습도
습도가 높을수록 체감온도는 더 높아집니다. 밤에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피부에서 땀이 잘 증발하지 못해 열이 빠져나가지 않고, 한밤중에도 답답하고 후끈한 느낌을 줍니다.
4. 열대야가 몸에 미치는 영향
열대야가 지속되면 우리 몸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집니다.
수면 부족 : 밤새 고온 상태가 지속되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뒤척이게 됩니다.
체온 조절 어려움 : 땀을 흘려도 식지 않기 때문에 체내 열이 쌓여 피로도가 높아집니다.
면역력 저하 : 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되면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낮아져 잔병치레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집중력 감소 : 낮 동안 업무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 어지럼증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5. 열대야 발생 증가의 배경
최근 몇 년간 열대야 일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
도시화 속도 증가로 인한 열섬 현상 심화
이 두 가지가 맞물려 여름철 밤의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죠.
예를 들어, 서울은 과거 1980년대에는 한 해 평균 열대야 일수가 3~4일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0일 이상 기록하는 해가 흔해졌습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열대야 일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6. 열대야와 관련된 지역적 특징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전역이 똑같이 열대야를 겪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륙의 고지대 : 강원 태백처럼 해발 900m가 넘는 곳은 한여름에도 밤기온이 20도대 초반으로 내려가 열대야가 거의 없습니다.
해안가 : 바닷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부 해안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열대야가 덜합니다.
대도시 : 서울, 인천, 대구 같은 대도시는 열섬 효과로 열대야 발생이 잦습니다.
7. 열대야 속에서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팁
충분한 수분 섭취 : 땀을 많이 흘리므로 잠자기 전에도 물을 한두 잔 마셔 수분을 유지하세요.
시원한 잠자리 준비 : 얇은 이불과 통풍이 잘되는 잠옷을 입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적절히 활용합니다.
낮 동안 열을 쌓지 않기 : 가벼운 식사, 시원한 옷차림으로 낮에 체온 상승을 줄이면 밤에도 조금 더 편안합니다.
규칙적인 생활 :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체온 리듬이 안정돼 열대야에도 비교적 덜 지칩니다.
8. 정리
열대야는 단순히 밤이 덥다는 것을 넘어서, 우리 몸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상 현상입니다.
밤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 이상일 때 열대야로 정의되며,
도시화, 기후변화, 고기압 정체 등이 그 주요 원인입니다.
여름철 열대야가 늘어나는 시대를 살고 있는 만큼, 나만의 시원한 밤을 만드는 작은 준비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