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 심리, 증시로 자금 몰린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투자자들이 현금 대신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상승장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 심리가 확산되면서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과 펀드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연일 고점을 갱신하는 가운데, 가상자산과 금·은 같은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오르자 “지금 현금을 들고 있으면 손해 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ETF 시장, 사상 최대 규모 돌파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올 들어 유례없는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9월 중순 기준 ETF 순자산은 24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말 172조 원 수준에서 불과 9개월 만에 약 39%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230조 원에서 240조 원까지 불어나는 데 걸린 기간이 단 19일에 불과해 자금 유입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국내 주식형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 재평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해외 주식형보다 국내 종목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몰린 결과, 올해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14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약 45% 늘어난 수치입니다.
코스피 연일 최고치 경신, 외국인 매수세 가세
국내 증시도 뜨겁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3440선을 돌파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일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은 11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어져 역대 최장 기록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도 힘을 보탰습니다. 최근 하루 순매수 규모는 1조 7000억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만 약 6조 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습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국 시장을 외면했던 글로벌 자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서학개미, 국내로 유턴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자 해외 투자 열풍으로 불렸던 ‘서학개미’들의 투자 패턴도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주식 매수 규모가 급증하면서 해외 주식 순매수액은 오히려 급감했습니다. 한국 증시가 대체 투자처로 매력을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투자자 예탁금, 즉 증시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은 74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라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입니다.
공모펀드 자금 유입 가속화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공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80조 원을 돌파했으며, 이는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불과 2주 만에 약 6조 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들어온 것입니다.
공모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간접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순자산의 증감은 투자자 심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순자산 증가율이 같은 기간 3%대에 머문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7%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해 뚜렷한 대비를 보였습니다.
채권과 원자재 투자 열풍
주식에만 자금이 몰리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형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합니다. 국내 채권형 ETF 순자산은 60조 원에 육박하며 올해 들어 50% 이상 늘었고, 채권형 공모펀드 순자산은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원자재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금과 은 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20%대, 4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전자산으로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원자재 ETF 순자산은 1조 원대에서 3조 원 가까이로 불어나 15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투자 심리 변화의 배경
이처럼 모든 자산군에 걸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입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기업 환경 개선: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지만, 자금은 오히려 이를 회피하기보다 다양한 자산군으로 분산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포모 확산: 주변에서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나만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단기적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율 상승은 구조적 변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으며,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위험자산 선호는 더 강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머니무브가 구조적 전환까지 이어졌다고 단정하긴 이르다”고도 지적합니다. 부동산 시장과 병행해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디에 장기적으로 머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맺음말
“현금을 들고 있으면 손해 본다”는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닙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과 기대가 동시에 담긴 표현입니다. 예금에 머물던 돈이 빠르게 주식, 펀드,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그만큼 자산시장 전반이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모 심리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해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번 자금 흐름은 분명히 한국 시장이 다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무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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